좋아하는 작품이 2기, 3기 나와준다면 애니 팬으로서는 기쁩니다. 하지만 이제는 애니 시청자들도 시로바코 같은 작품을 감상하면서 제작사 입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사정을 이전보다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애니가 많이 팔려야 2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이제 일반적인 상식입니다.
일본의 한 애니메이션 프로듀서가 지난달 트위터에 블루레이가 안팔리면 2기는 없다라는 지론에 대해서 설파하기도 했습니다.
원작 만화가 애니메이션 제작&방송한다 → 애니가 화제가 된다 → 원작 만화가 팔리기 시작한다 → 하지만 애니 블루레이가 안 팔린다 → 스폰서 자금이 끊긴다 → 2기 제작은 물건너 간다. 이런게 일반적인 사이클이라고 합니다. 중요한건 원작이 많이 팔려도 블루레이가 안 팔리면 스폰서가 끊긴다고 합니다. 결국 BD/DVD 판매량이 팔리지 않으면 2기는 힘듭니다는게 일반적인 상식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애니메이션 관련 굿즈와 로열티로 수입을 벌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굿즈는 1억원(약 1000만엔)어치를 팔아도 출자회사의 수입에는 겨우 수십만엔(약 수백만원) 정도로 몇% 밖에 안되는 금액이라고 합니다. 이런 까닭에 마땅한 수입 창출원이 없기에 더욱 블루레이의 단가가 높을 수 밖에 없는가 봅니다.
참고로 이건 전에도 소개해드린 바 있는데 하나미자와 큐타로씨가 애니화되면 원작이 통상 3배 정도 판매량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오버로드도 애니 덕분에 50만부가 200만부 넘었으니 애니 방송 기간에는 거의 3배가 더 팔렸다는게 들어맞네요. 만화도 비슷한가 봅니다.
보통 TV애니 1화당 제작 비용은 평균 1천만엔~1천 5백만엔 한화로 약 1억원이 넘는 셈입니다. 적게 들이는 애니는 6백만엔~900만엔으로도 제작하고 많게 들어가는 작품은 3~5천만엔도 드는데 이건 공각기동대가 3천만엔이 들어간 작품입니다. 1쿨 12화 분량으로 제작한다면 중간에 덜 들어가고, 동화가 많아 더 들어가는 편수도 있겠지만 최소 10억원 이상은 투자된다는 계산입니다. 하지만 이는 여타 TV 드라마나 일반 방송보다는 그래도 적게 들어가는 축에 속한다고 합니다.
작화에 따라 달라지지만 95년 에반게리온의 경우는 제작비가 1화당 625만이었지만 벌써 20년이 지나가는 사이에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최소 2배는 더 필요할겁니다.
애니메이션 제작 프로세스는 겉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많은 비용이 필요합니다. 음향제작, 미술(배경), 원화, 마무리단계, 촬영, 동화, 연출, 각종 설정 자료, CG 그리고 제작에 중추적인 역할의 연출가, 각본가, 감독 등 인건비도 상당히 들어갑니다.
일반적인 애니메이션 제작 성립 과정 및 애니메이션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 상세 내역(1화당 1억원 기준)
일본 사이트들을 돌아보면 흔히 애니 2기의 제작 라인은 5천장이 기준이라는데 이건 최저라인인가 봅니다. 그리고 6천장대~8천장대가 팔리면 프로듀서가 칭찬받는 수준이며, 애니 업계에 공헌한 우등생이라고 합니다. 1만장이 넘으면 그해의 상위 약 4~8% 매상이며 꽤 수집을 올리는 수치라고 합니다.
오버로드 마지막화에 더욱 많은 동화와 퀄리티를 갖춘 이유는 위와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중간에 어느정도 수입이 남을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막무가내 비용을 쓸수는 없을테니 예약판매량으로 수익 라인을 상정하고 더 투자를 해서 제작해도 될지를 가늠할 것이라고 봅니다. 오버로드 판매량이 2주차에 누락 오류된 것도 포함해서 9천장 이상만 나와준다면 2기는 제작은 거의 확정이라봐도 무방할겁니다.
2013/03/01 - 오다 노부나의 야망 2기 방영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2014/06/14 - 오다 노부나의 야망 블루레이 박스 9월 17일 발매 결정! 2기 제작은 불투명
위 수치들을 보니 참 안타까운 작품이 떠오르더군요. 스튜디오 고쿠미가 2년차에 저예산으로도 상당히 고퀄리티로 제작해준 오다 노부나의 야망 2기는 가능성이 있을거라는 전망도 한때 있었지만 이제는 거론되지 않는거보면 거의 불가능으로 봐야겠죠. 나름 재밌게 본 작품인데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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